- 너무나도 얼어붙은 시장 덕에 새로 구직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. 하지만 돌아보니 온전한 저를 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. 왜 디자이너를 해야 하는지, 어떤 도메인을 원하는지, 도약하기 위해 채워야 하는 지식과 스킬·자세는 무엇인지 많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고,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.
- 가장 큰 변화는 독서입니다. 과거의 저는 책 한 권을 다 읽을 자신이 없어 항상 피하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. 이제는 피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독서 모임도 나가고, 매일 도서관에 출석하며 책과의 거리를 좁혔고, 올해 14권의 책을 읽었습니다. 누군가에게는 적은 권수로 보일 수 있습니다. 하지만 쳐다보지도 않던 제게는 큰 변화입니다. 2026년에도 꾸준히 읽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.
- 생각이 정리되기 시작했습니다. 두서없이 말하는 습관을 바꾸는 데 책은 훌륭한 도구였습니다. 저는 한국어, 영어와 같은 언어에는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, 근본적인 문제는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. 책의 서술 방식과 다양한 표현을 흡수하니 바로 나아지는 게 보였습니다. 주변에서 차분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으니까요.
- 문제 해결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았습니다. 문제 해결의 핵심이 ‘해결’에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. 그래서 해결에 필요한 스킬을 쌓는 것과 빠른 실행에만 집중했습니다.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문제 정의와 논리력의 중요성을 크게 느꼈고, 문제를 정확하게 언어화하는 연습을 반복했습니다.
- 커리어의 중심을 잡았습니다. 디자이너라고 하기에는 개발, 데이터, 기획까지 너무 다양한 활동과 업무를 해왔습니다. 주변에서 디자이너 같지 않다는 말을 듣고는 ‘디자이너의 꿈을 포기해야 할까’ 하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. 하지만 제 다양한 경험과 관점이 오히려 독보적인 디자이너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고,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이를 증명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.
- 빅데이터 분석 기사 자격증을 땄습니다. 책만으로 따냈다는 점이 특히 자랑스럽습니다. 처음 보는 분석 방법과 관점을 흡수하는 과정이 어려웠지만, 그 과정을 완수했다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.
-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며 특히 컬러에 대해 더 깊이 공부했습니다. 컬러 팔레트를 싹 갈아엎으며 채도와 밝기의 상관관계를 깊게 탐구했고, 색상 대비와 접근성까지 커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.
- 11월에 현재 회사에 합류하면서 자존감이 꽤 회복되었습니다. 다닌 지 한 달 반이 된 지금 시점에서, 탁월한 사람들 사이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에 매우 감사하고 있습니다. 회사 생활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.
2025년은 자립을 키운 해입니다. 그 전까지는 제가 원하는 프로젝트, 학교, 직장을 비교적 손숩게 얻었던 것 같습니다. 그래서 어려웠던 구직 과정이 많이 힘들었지만, 얻은 바도 컸습니다. 2026년에도 제 중심을 지키며 커리어와 생활을 꾸려가고자 합니다.
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🥰
